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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여성회소식] 현장연결!

[1221] 돌봄센터 보고회

by 부산여성회 2013. 1. 2.

 

 

12월 21일 연제구청에서 <마을 아동돌봄센터>보고회를 열었습니다.

이 날 오전에는 남구 용호사랑방 개소식이 있어 들러보느라 오전, 오후 모두 외근을 했네요.

 

부산여성회는 연제구의 토곡, 거제 두 곳에서 돌봄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생명보험 사회공헌재단의 후원으로 올 해 문을 열게 되었죠.

이번 보고회를 통해서 지난 1년 간의 성과와 과제를 정리하고,

마을이 함께 아이를 키우자는 화두를 확장하려고 했습니다. 

 

 

부산여성회 사무처와 여성가족개발원, 연제구 구의원님들과 보육모임 멤버, 학부모님들

그리고 돌봄센터 보육 선생님들이 참석하셨습니다.

 

 

보고회를 연제구의회에서 한 것은 두 가지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우리가 운영하는 센터 두 곳이 연제구 내에 있기도 하고

또 하나는 연제구가 '여성친화도시'로 선정이 되었기 때문이에요.

(부산에서는 연제구와 사상구 두 곳이 '여성친화도시'라고 하네요.)

 

돌봄센터의 의의가 여성친화도시와 맞닿아 있기 때문에

연제구가 주력해서 발전시킬 만한 영역이라고 봅니다. 

 

구청장님과 구의회의장님, 여성회 대표님의 인사말에 이어

여성가족개발원의 주경미 연구원님이 '여성친화도시'란 무엇인지 간략한 강의를 해주셨습니다.

 

 

요즘 트렌드로 뜨로 있는 '여성친화도시'- 이런 말이 나온 것은

거꾸로 그 동안 도시가 여성친화적이 아니었다는 반증이라는 뜻이 아닐까...

하는 말로 강의를 열었습니다.

 

 

보통 도시를 설계할 때,

건강한 20-30대 남성을 거주민으로 상정하고 계획을 세운다고 하네요.

 

 

이른바 '여성친화도시'를 가장 먼저 시작한 곳은 전북 익산이랍니다.

익산은 30만명 정도가 거주하는 작은 도시입니다.

익산 시장님이 도시를 발전시켜야겠다 생각하고

우선적으로 기업을 유치하려고 여러가지 혜택을 제공하면서 유인책을 썼는데요,

생각보다 효과가 없더랍니다. 그래서 이유가 뭔가 찾다가

'노동자의 아내들이 익산으로 이주하기를 꺼려한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시골(?)이라 생활하기 불편하고, 문화적 인프라가 적고,

교육환경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이유였지요.

 

 

<여성친화도시 연제구를 설계하다> 내용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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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님은 도시가 북적북적하고 잘 되려면

여성들이 선호하는 도시로 만들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셨대요.

그래서 그 때부터 시 공무원들과 함께 '여성친화도시'에 대한 교육을 받으러 다녔답니다.

공무원들도 처음에는 별 관심없이 으레 하는 교육이거니- 하고 왔다가

점차 여성친화적인 정책에 대한 감수성을 키웠답니다.

상수도 공단에서 근무하는 어떤 분은 "그 동안 무심하게 생각했는데,

그러고보니 수돗물을 주로 여자들이 쓴다는 걸 깨달았다."했다네요.

 

 

익산시는 여성정책연구원에 어떤 게 여성친화도시인지 밝혀 달라는 용역을 발주하고 

익산을 '여성친화도시'로 지정을 해 달라는 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른 시의 공무원이나 여성단체에서 익산에 탐방을 많이 간답니다.

하지만 하루 둘러봐서 눈에 띌 만한 성과는 별로 없대요.

워낙에 작은 도시이고 원래 인프라가 적었기 때문에

대규모 예산을 들여 하드웨어를 설치하는 건 아니구요,

생활하면서 느낄 수 있는 작은 것들을 천천히 개선해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최근 3년간 서울시 대부분의 구들과 전국 여러 시들이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되었구요,

현재 인증을 받기 위한 자격은 따로 없고

인증을 받았다는 자체로 정책의지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정도라고 하네요.

인증을 받으면 광역(시)단위와 기초(구)단위에 컨설턴트를 한 명씩 보내준다고 합니다.

이 날 강의를 하신 주경미 연구원님이 부산 전체의 컨설턴트를 맡고 계신답니다.

 

전북은 여성친화정책과를 신설했구요,

보통 여성이나 가족과 관련한 과가 주변부였던 것과 달리

여성친화정책과에서 1년을 열심히 근무해서 성과를 보이면 승진한다는 전례를 만들어서

유능하고 열성있는 공무원들이 선호하는 과가 되도록 했다네요.

 

서울시의 경우는 대부분의 구들이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되어 있는데요,

주경미 연구원님은 오세훈 시장이 여성친화도시에 있어서는 잘한 점이 많다고 본답니다.

취임 초기부터 여성이 행복한 도시, 줄여서 '여행도시'라는 정책 슬로건을 걸었는데

아마 취임 전부터 훌륭한 정책보좌진과 함께 어떤 것을 개선해야 할 지 준비를 많이 했다고 짐작한답니다.

 

기존의 여성정책이 제도개선 중심이었던 것에 비해, 가시적인 하드웨어에 투자를 많이 했구요.

역시 그 점이 한계이기도 하지만, 비교적 단기간에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합니다.

 

사상구는 여성구청장이 취임하면서 '여성친화도시'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답니다.

구청장님의 열성으로 관련 공무원들과 연구원들 간에 여러 차례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구요,

그 과정 자체가 재미있고 의미도 있어서

구민들을 직접 찾아가서 '신나는 수다, 깔깔깔'이라는 이름을 걸고

관련전문인들끼리 했던 토론을 다시 열고 있다네요.

그러는 과정에서 딱히 민원은 아니지만 불편했던 사항들을 접수하기도 한답니다.

(민원으로 성립하려면 '법에 위반되는' 불편한 사항이라는 요건이 있다고 합니다.)

 

김길태 사건으로 사상구가 우범지역이라는 이미지가 있는데

사건이 일어났던 일대의 집을 사서 따뜻한 분위기로 개조하고 상담시설을 들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사상구 내 NGO중에서는 사회적 기업으로 식당을 운영하는 곳이 있대요.

신발 밑창을 생산하던 업체가 나가고 난 뒤, 빈 건물을 사서 '밥상공동체'를 만든 겁니다.

혼자 사는 가구가 많은 지역에서 공동체를 다지는 좋은 아이템인 것 같습니다.

 

이까지가 여성구청장의 열성으로 밀고 가는 사상구를

주경미 연구원님이 곁에서 지켜 본 이야기이구요,

 

역시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된 연제구는

'남성과 함께 가는' 여성친화도시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는데

적절한 정책방향이라고 평가하셨습니다.

 

부산여성회는 돌봄센터를 운영하면서 '여성친화도시'라는 화두를 더 확장하고

NGO와 관이 협력할 과제를 찾아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겠네요.^^*

 

 

 

 

 

돌봄센터 코디네이터를 맡고 있는 거제지부장님이 성과보고를 했습니다.

 

 돌봄센터가 보육사각지대를 해소한다는 취지를 가지고 출발했는데,

여기서 '사각지대'란 것은

* (소득기준으로는) 보육서비스 혜택이 집중되는 저소득층이 아닌 계층,

* (시간대로는) 어린이집이 문을 닫고 엄마는 직장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은 저녁시간,

* (연령대로는) 어린이집에서 퇴소했지만 혼자서 지내기는 어려운 초등 1-2학년

으로 설정했답니다. 

실제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이 발견한 사각지대래요.

 

돌봄센터는 일방적인 보육서비스 제공을 넘어서

기존에 해 왔던 마을주민조직사업을 바탕으로 '돌봄공동체'를 만들고자 하는 목표가 있습니다.

학부모님들은 한 달에 한 번 부모모임에 참석하고,

한 달에 4시간 정도는 자기 시간을 내서 아이들을 돌보는 일에 참여해야 합니다.

여기서부터 공동체에 주체로 참여하게 되는 거지요.

 

1년 정도 운영하면서 프로그램이 안착하고 있고

어린이 회의는 모범적인 사례라고 꼽는다고 하네요.

 

입소문이 나서 돌봄센터를 보내는 집 이웃분이

소개에 소개로 연결해서 아이를 보내는 분들도 있다고 합니다.

 

 

연제 돌봄센터 보육선생님은 돌봄센터가 외동 아이들이 사회성을 기르기에 좋다고 생각하신답니다.

집에서는 혼자 놀아야 하는데, 센터에 오면 동생도 있고 언니도 있으니까요.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 때문인지 센터에 정을 붙인 아이들이 많아서

엄마가 데리러 와도 '잠깐만, 잠깐만~'하면서 한참을 더 놀고 간다고 하네요. 

  

 

거제 돌봄센터 보육선생님이세요~^^

돌봄센터가 생기면서 아이를 키우던 엄마가 새로 직업을 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부산에는 배우자가 거제도, 창원, 울산 등지에 나가서 직장을 다니고

아이와 엄마는 부산에 남아있는 경우가 꽤 있는데요,

그런 엄마들이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장소가 생기면서 직장생활을 다시 시작한다고 해요.

그리고 아이를 돌봄센터에 보낸 게 인연이 되어서 여성회 활동에 참여하면서

봉사활동이나 동아리 모임에 참여하게 된 것도 좋게 평가해 주신다고 하네요.

 

이외에도 참여하신 분들이

엄마들은 토요일에도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교는 안 가는 놀토일 때.

또는 갑자기 태풍이 온다던지 해서 아이들은 휴교를 하는데, 직장은 출근해야 할 때와 같이

안타까운 상황에서 돌봄센터가 아이들을 맡아주어서 안심된다는 말씀,

 

일하는 주체들의 수준만큼 현장에 구현되는 것이니

'왜 돌봄센터를 하는가'를 늘 제고해야 한다는 말씀,

 

공적인 기관의 서비스가 기대수준에 이를 때까지

돌봄센터가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다라는 말씀 등을 해 주셨습니다.

 

 

 

돌봄센터 운영위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기회라

보고회만 끝내고 바로 헤어지기 아쉬워서 자리를 옮겨 남은 이야기를 더 나눴습니다.

 

각자의 현장에서 부딪히는 점들을 한 자리에서 풀어내고 보니

'보육'이란 것이 여러 입장들이 뒤섞인 간단치 않은 문제더군요.

엄마들의 기대와 오해, 보육 선생님들의 입장과 요구, 시설운영자의 고충까지.

 

보육서비스를 보편적인 공적 서비스로 확장하면서도

아이와 엄마, 선생님이 모두 만족스러우려면 어떠해야 하는지 많이많이 짚어보는 자리였습니다.

여기를 치면 저기가 튀어나오듯이 서로 충돌하는 과제들도 있었지만  

거꾸로, 이렇게나 이해당사자가 많고, 누구나 엮여있는 문제가 '보육'이구나 하는 점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풀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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