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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소식/[여성회소식] 현장연결!

[0104] 학비노조 천막에 다녀왔어요~

by 부산여성회 2013. 1. 4.

 

어제 트윗에서 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 소식을 봤는데 마음이 많이 쓰였어요.

교육청과 협상이 결렬되어서 아예 노숙농성을 시작했다고 했거든요.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고 하는데

길 위에 담요 둘둘 말고 앉아계시길래 어떻게 아침까지 견디시려나- 했습니다.

 

마침 평등의전화 소장님께서도 한 번 찾아가고 싶다고 하셔서

오늘 교육청 앞 농성장에를 다녀왔습니다.

 

 

어제 소식을 듣고 많은 분들이 달려와서 자리를 메워주시고

끝내 타결이 안 되면 아침에 취재를 오겠다는 기자들 연락이 줄을 이었답니다.

 

교육청이 압박을 느꼈는지 새벽 2시반쯤 진전된 안을 가지고 나왔고

오늘 (1월 4일) 아침에 다시 협상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갔습니다.

 

 

다행히 오늘은 햇볕이 나는 날씨였습니다.

천막 안에는 급식조리원으로 일하시는 조합원 분들이 계셨구요,

평등의전화 소장님과 학비노조지부장님,

그리고 제일 오른쪽 입구에 앉아있는 분은 서울에서 찾아 온 네티즌이세요~ㅎ

이번에 고등학교 졸업하는 학생인데 

트위터에서 소식을 보고 찾아왔다고 하네요.

 

저희들이 도착해서 조금 앉아있으니 협상을 마무리하고 지부장님이 들어왔습니다.

 

상시업무라고 발표한 40개 직종에 대해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라는 공문을 각 학교에 내리기로 약속을 했답니다.

그 동안은 상시업무라고 발표를 했음에도

개별 학교장이 사용자라는 이유로 고용안정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교육청이 정확히 지침을 내리기로 한 거랍니다.

특히, 고용이 불안정한 '특수교육실무자'는 따로 언급하여 공문을 별도로 내리기로 했구요.

 

그리고 앞으로 한달에 한번은 만나서

노동조합과 교육청 간의 협의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답니다.

거기서 차후 '도서관 전담인력의 무기계약 전환'이라던지

'급식조리원 위험수당 지급'과 같은 문제를 이야기 하겠다구요.

 

교육청이 이야기하기로 특수교육 실무원의 경우는,

그 학교에 장애아동이 입학을 하는 해에는 인력이 필요하다가도

해당 학교를 다니는 장애아동이 없을 경우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상시고용이 어렵다는 건데요,

이건 개별 학교장을 사용자로 보면 맞는 말이지만

교육청이 사용자가 되어 특수교육 인력풀을 만들어놓고

부산 시내 어느 학교든 특수교육 실무원이 필요한 곳에 배정을 하면

상시적인 업무가 맞습니다.  

 

도서관 전담인력(사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대강 듣기로는 도서관 관련 프로그램을

각 학교가 1년 단위로 신청을 해서 선정이 되면 운영을 하고 있나봐요.

그래서 많은 돈을 들여 도서관을 마련해놓고도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 해에는 도서관 전담인력을 배치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건데)

교육청이 직접 고용을 해서 필요한 학교로 발령을 내리자는 거지요.

 

가장 중요한 쟁점이 교육청이 사용자인가, 아닌가 하는 거네요.

1월 15일쯤 교육청이 학교비정규직의 사용자성을 가리는 

행정소송결과가 나온다고 합니다.

 

여튼, 지부장님과 조합원 분들 추운 날씨에 싸움을 이어가느라 고생스러운데

결과가 잘 나오고 있는 것 같아 좀 마음이 놓였습니다.

 

 

 

농성일지가 있더라구요.

뒤적뒤적 해보니 재밌는 구절도 꽤 있고...^^

집에서 만두해서 들고 왔다,

누구는 (서민인데 박근혜 찍은) 예비신랑 데려와서 자랑질한다-

이런 내용도 있고,

 

 

천막농성 와서는 스마트 나라로 가서 돌아오지 않는다,

방송 3사 연예대상을 모두 보고 대상수장자가 적절한지 안한지 평가하고 있고,

천막에서 하루 자 보니 얼굴이 얼얼하니 춥다는 이야기,

 

 

등교하는 아이들 옷 얇다고 잔소리 하려다 말았다,

네- 잘 참으셨네요, 그러지 마세요,

천막 청소는 물티슈로 했다, 등등~ㅎㅎㅎ

여기도 사람사는 데 군요.

 

오늘로 천막농성은 19일차라고 해요.

협상이 일단 물꼬가 터지고 무리없이 진행되고 있는만큼

협의사항이 잘 지켜져서 추운 날씨에 길에서 자는 날은 얼른 줄었으면 합니다.

 

천막에 있는 분들이

서울에서 비정규직 공무원으로 있다가 정규직 전환되고

박원순 시장이 뱃지 달아줬던 이야기를 하면서 부러워 하시더라구요.

급식조리원들 위험수당 주기로 약속해놓고, 그 돈이 실제 예산안에서 잘려나갈 때

당사자인 노동자들에게는 귀뜸도 안해주고

의회에서 반론제기 한 번 하는 교육위원이 없는 현실도 답답하다고 했구요.

 

부산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의원 한명쯤 있어야한다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금 방학이라 조합원 분들이 대규모로 확 모이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도 주변 사람들이 관심 가져주고 급할 때는 달려와주고 하는 게

큰 도움이 된대요.

 

한번씩 농성장 들려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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