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_여성과 아동이 안전한 마을 만들기
여성의 일상으로 안전을 말하다
- 일상적인 생활이 일어나는 마을 속에서 만드는 안전한 마을
윤서영 (영도지부장)
어느 날부터 산은 혼자 가서는 안 되는 곳이 되었고...
어느 날부터 밤 시간, 뒤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리면 가슴을 졸이게 되었고...
어느 날부터..... 조심해야 할 것들이 많아져버렸다.
우리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던 2008년 조두순 사건, 2010년 사상에서 일어난 김길태 사건을 보며 우리가, 여성들이, 아이들이 더 조심만 하면 해결이 되는 걸까 답답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을까?
2011년 겨울,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없을까?”란 질문에 답을 얻고 싶어 하는 영도지부, 연제지부, 거제지부, 사상지부, 사하지부, 해운대지부가 모였다.
안전한 마을 만들기 활동을 해온 서울의 사례도 들어보고,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모아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아이들이 다니는 통학로가 안전해야 한다,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해야 한다, 안전하려면 방과후 돌봄이 중요하다.’ 등등 마을의 안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2012년부터 시작해 현재까지 4년여의 시간 동안 안전한 통학로 활동, 방과후 아이들을 안전하게 돌보는 돌봄교실,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한 마을 만들기 활동 등을 지부 회원들과 마을 여성들의 요구에 맞게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활동을 하며 전문가가 아닌 마을에 살고 있는 여성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모았다. 우리 마을이 안전한지 안전하지 않은지, 안전하지 않다면 안전하지 않은 이유는, 안전하게 만들려면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하고, 이 설문조사를 분석해 마을 여성들과 공유했다.
여성들의 목소리로 모아진 의견들을 관공서에 전달해 가로등이 없어 위험한 거리에 가로등이 설치되었고, 빌라의 어두운 조명을 조금 더 밝혀 사건사고가 멈추게 되었다. 사방이 막혀 밤이 되면 무서워 찾지 않았던 공원이 관리되어 밤 시간에도 찾을 수 있는 공원으로 변화되었다.
경찰서와의 간담회를 통해 마을 여성들이 위험하다 생각했던 지역으로 경찰들의 순찰코스가 변경됐고, 순찰 횟수도 늘어났다.
이 변화들은 평범한 마을에 살고 있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공유하고, 함께 행동한 결과들이다.
여성들이, 아이들이 각자가 조심하는 것만으로는 안전해지지 않고 또 누군가가 지켜준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행동할 때 찾아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얼마 전 강남역 살인사건으로 여성혐오 범죄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부산에서도 술에 취한 50대 남성이 별다른 이유 없이 가로수 각목으로 할머니와 젊은 여성을 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주변에 수많은 CCTV들이 있었지만 그 폭행을 멈추게 한 것은 사람이었다. CCTV 카메라의 눈들이 더 많아지는 것 보다 폭행을 멈추게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 진정한 해결책이 아닐까?
안전한 마을이란 여성들이 밤길을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마을이다. 폭력이 일어나기 어려운 마을이어야 하고, 만약 폭력이 발생하고 있다면 한시라도 빨리 발견되고 도움을 청할 수 있어야 하는 마을이다.
그런 마을은 우리 여성들의 눈으로 들여다보고 여성들의 힘으로 해결할 때 만들어지고, 안전을 지키는 이웃의 눈들이 마을 속에 많아질 때 만들어진다.
2016년에도 안전한 마을 만들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고 더 많은 여성들의 눈으로 들여다보고 더 많은 여성들의 힘을 모으기 위해 많은 회원들이 활약하고 있다.
2016년 부산여성회 여성이 안전한 마을 만들기 활동 소개합니다. 우리 함께 하나되어 지켜요! 우하하 마을지기 활동 기간 : 4월~10월 활동 지역 : 영도구 동삼동, 사하구 다대동, 사상구 모라동, 해운대구 반여동, 연제구 연산동, 거제동, 부산진구 연지∙초읍동 활동 내용 : - 걸으며 보아요, 마을 모니터링 활동 - 여성의 눈으로 바라본 여성주의 마을 안전지도 만들기 - 우리 동네 안전 설문조사 |
'활동소식 > 소식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 7월 68호 "저 마이너스 파산했어요" (0) | 2016.08.24 |
---|---|
2016. 7월 68호 기획. 안전한 마을은 누가 만들까? (0) | 2016.08.24 |
2016. 7월 68호 상담소를 통해 본 세상-모르면 못 찾는 여성노동자의 임금 이야기 (0) | 2016.08.23 |
2016. 7월 68호 상담소를 통해 본 세상-여성들에게는 사적인 공간이 가장 위험한 곳이다 (0) | 2016.08.23 |
2016. 7월 68호 부산여성 (0) | 2016.08.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