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아동돌봄 실태 및 요구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
학부모 2,038명의 요구, 부산시 교육청 전달
국가책임 평등돌봄 부산운동본부( 사)부산여성회, 진보당-부산여성엄마진보당, 부산학부모연대, 부산참보육부모연대)는 지난 7월 15일 부산시교육청 앞에서 최근 실시한 부산지역 아동돌봄 실태 및 요구조사 결과를 근거로 심각한 초등 돌봄 공백 문제해결과 빠른 시일 내 초등 돌봄 교실 확대 실현을 위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지난 5월 초 국가책임 평등돌봄 부산운동본부를 발족하고 7월 초까지 수시로 지역의 학부모들을 만나고 휴일·주말에는 부산시민공원, 다대포 해수욕장(해변공원), 사상근린공원, 온천천 등 부산 시내 주요 나들이 휴양지를 찾아 설문조사를 실시, 실태조사 분석결과에는 가장 원하는 돌봄 정책으로 초등 돌봄교실 확대를 1,192명, 전체의 58.5%가 응답하여 1위를 차지, 실태조사와 더불어 진행된 돌봄 반상회에서도 많은 이들이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 돌봄 문제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특히 코로나로 정상적 학교 운영이 되지 않는 기간, 아동과 부모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현장의 아우성은 극에 달했습니다.
현재 부산시 교육청 산하 초등 돌봄교실은 663개소, 이용아동 수 13,914명으로 전체 초등학생 153,527명의 9.06%에 불과 했습니다. 학부모들은 학교 내 초등 돌봄교실의 확대를 가장 많이 원하고 있으며 이용자의 만족도는 98.1%에 달하는 좋은 정책으로 평가 받고 있습니다.
부산은 2004년 전국에서 최초로 시범사업을 통해 초등 돌봄교실을 시작하여 그로부터 18년이 지났으나 여전히 충분히 공간 및 교육환경이 확대되지 못했습니다.
이에 국가책임 평등돌봄 부산운동본부는 부산시 교육청에 지금 당장 초등 돌봄교실 확대를 추진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단순히 실태조사 결과 발표를 위해 이 자리에 모인 것이 아닌 2,038명의 소중한 의견과 절박한 요구를 받아 심각한 초등 돌봄 공백 문제 해결과 아울러 빠른 시일 내 초등 돌봄교실 확대를 실현시키기 위해 기자회견이 마치고 부산시 교육청 관계자들과 면담도 진행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앞서 기자회견에서 초등자녀 4명을 키우고 있는 안진경 학부모는 “4명의 아이가 7살까지 국공립어린이집에 다녔고, 4명의 아이가 모두 학교 돌봄을 해서 방과 후 걱정 없이 일했고, 둘째가 5개월부터 오신 아이돌보미 선생님이 지금까지도 일주일에 두 번은 저의 저녁 회의시간을 보장해주어 4명의 아이를 일하면서도 그나마 어렵지 않게 키울 수 있었다”며 “하지만 당장 내년이 되면 두 명의 아이가 3학년이 되고 돌봄교실에 갈 수 없게 된다. 눈 앞이 깜깜하다. 사교육으로 아이를 돌린다는 것은 형편에 가능하지 않고, 학교 주변에는 다함께 돌봄교실, 지역아동센터도 없다”며 상당히 걱정했습니다.
올해 초등학교 3학년 아이를 둔 정경애 학부모는 “우리 아이 학교는 1,2학년만 돌봄교실을 보낼 수 있어서 올해 3학년이 된 아이 때문에 걱정이 많았다. 3학년이지만 저학년이라 혼자 집에 있는 것이 힘들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1학년 때도 고민하지 않았던 방과 후 오후 시간을 보낼 학원들을 이곳저곳 알아보는 방법 밖에 없었다”며 “게다가 코로나가 심각해져 줌으로 하는 온라인수업을 하게 되어 오전 학교 등교까지 힘들어졌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긴급돌봄’을 신청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작년에는 6학년까지 필요한 학생은 신청하라던 긴급돌봄이 올해는 최대한 신청을 자제해달라는 취지로 공문이나 문자가 왔습니다. 긴급돌봄 신청자가 많다고 맞벌이 재직증명서 등의 서류를 낸 아이들만 받겠다고 하더라, 이런 문자를 받으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고 토로했습니다.
초등학생 아들, 어린이집 다니는 아들을 키우고 있는 진희영 학부모는 “서울에서 일하며 한달에 두 번 정도 집에 오는 남편, 무릎수술을 한 친정엄마의 도움을 받으며 아이 키우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초등학교 돌봄교실이 있다는 안내를 받고 신청했지만 맞벌이 부부 우선이라 돌봄교실을 보내지 못했고, 근처 지역아동센터에 부탁해서 겨우 아이를 보낼 수 있었다. 다만 아이가 혼자 가기에는 거리가 있어 학교 끝나면 둘째 아이를 안고 첫 아이 손잡고 아동센터까지 데려다 주고 데리고 왔다”며 두 아이를 키우며 체력관리가 어려워 몸도 마음도 고됨을 토로했습니다.
반면 해운대구 반여초등학교에 2학년 아이를 보내고 있는 박은경 학부모는 “초등 돌봄교실에 대한 논의가 나올 때 ‘뭐가 불편하다는 거지?’ 생각했다. 우리 아이가 다니는 반여초는 학생 수가 177명 밖에 안되는 작은 학교인데 초등 돌봄교실이 5개실 있고 원하면 5학년까지도 이용이 가능하다. 다른 학교도 당연히 이런 줄 알았는데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통해 다른 학교는 1~2개 밖에 없고 주로 1,2학년만 이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됐다”며 “저는 상상하고 싶지도 않다. 세상에나 학생 수가 5백명, 7백명이 넘는 학교에 돌봄교실이 2~3개실 뿐이라니..거기다 2학년까지 받아준다니 제가 누리고 있는 돌봄교실 운영 부분은 학교 선배 엄마들의 강력한 요구가 있어 가능했다고 전해 들었다. 제가 당연히 누리고 있는 이런 일들이 행운이 아니라 자녀 돌봄 대책이 필요한 부산의 모든 엄마와 소중한 우리 아이들이 당연히 누려야 할 권리 아닐까요?”하고 물었습니다.
해운대에서 7살 딸, 5살 아들을 키우고 있는 손수진 학부모는 “아이들이 각각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4시에 마쳐 태권도 차를 타고 6시 집으로 돌아온다. 일하는 엄마인 저는 6시가 되기 전에 부랴부랴 집 앞으로 달려와 아이들을 받는다”며 “그런데 내년에 초등하교를 보내게 되면 하교 시간에 맞춰 데리러 갈 수도 없고 주위 엄마들 이야기 들어보니 초등 돌봄교실도 대기 순서가 있어서 바로 들어가기도 어렵다고 하더라. 일하는 엄마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아이들을 학원으로 뺑뺑이 돌리거나 엄마가 일을 그만 두고 쉬어야한다”며 걱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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